▲ 애처롭다기보다는 괜스레 짜증이 났다 내 심보가 문제인가 한 보따리 사주지도 않으면서 © 정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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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비 오는 하루의 오후
하학하는 인근 학교 학생들이 잔뜩 몰려 있는
롯데마트 권선점 인근 버스정류장
가까운 노상에
인근 농수산물시장에서 구매했는지
아니면
자신의 거주지 텃밭에서 직접 재배했는지
자잘하게 볼품없이 늘어선 플라스틱 소쿠리들이 보인다
그저 노인네들 소일거리라 하기엔
너무 처절?한 풍경이ㅠ 내리는 비를 머금고 있어서인지
저 할머니는 언제까지 버티고 싶은 것일까?
땅거미 지는 주변 기운에도 물건을 걷어들일 마음이 안 보인다ㅠ
시인 황지우의 '신림동 바닥에서' 초반부를 떠올렸다
'내 실업의 대낮에 시장 바닥을 어슬렁거리면/ 그러나 아직, 나는 아직, 바닥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구나./ 까마득하게 멀었구나./ 나는 탄식한다./ 아, 솔직이 말하겠다. 까마득하게 멀리 보인다./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것이 보인다. 내 발 바로 아래에 놓인, / 비닐 보자기 위에 널퍼덕하게 깔아 놓은, / 저 냉이, 씀바귀, 쑥, 돌갓, 느릎나무 따위들이여, ……'
▲ 붉은 동그라미 안에서 그녀는 나물 등속을 팔고 있다 © 정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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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는 손길들 속에 물건이 팔리기는 하는가 보다 © 정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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