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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만 죽비
‘화성형 주민자치회’는
더욱 치열하고 정치(政治)스럽게
기사입력: 2020/03/05 [06:24] 동네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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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정대영

▲ 편집인 정대영     ©동네정치

풀뿌리자치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을 위해 읍면동에 해당 행정구역 주민으로 구성되는 주민자치회를 둘 수 있다. 주민자치회 구역 내 주민화합 및 발전, 지방자치단체 위임 또는 위탁 사무 처리, 그밖에 관계 법령, 조례 또는 규칙으로 위임위탁 사항 등을 수행하고 위촉 위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행안부장관은 주민자치회의 설치운영에 참고하고자 주민자치회를 시범 설치운영할 수 있다

 

이상은 올해 129일 시행에 들어간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약칭: 지방분권법)’에서 주민자치회 관련 제27~29조를 정리한 내용이다.

 

경기도 화성시는 민선7기 공약인 화성형 주민자치회시범 실시를 앞두고 지난해부터 공감대 형성 및 여론 확대를 위한 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전체 28개 읍면동 가운데, 12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올해 11일 동탄4동을 시작으로 12일 향남읍 등 9개 읍면동, 117일 동탄7, 131일 동탄5동에서 각각 위원 위촉이 이뤄졌으며 개소당 운영비 3000만 원과 1070만 원(개소당)의 주민총회 예산이 지원된다.

 

시는 기존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를 해체하고 만드는 주민자치회에 대해 지역 현안을 주민과 함께 논의 결정함으로 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소개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봄직한 내용이다.

 

지난 201812월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한 지방자치 모델로 지역 주요 현안을 시민들이 직접 토론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 관련 정책을 제안결정한다고 소개한 화성시민지역회의가 그것이다. 시민참여형 지방자치 모델로 곳곳에서 사례발표를 하고 각종 수상을 했다는 소식이 한동안 다양한 지면에서 소개됐다.

  

개인적인 궁금증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참석 공무원 모두 초과근무수당 받으며 세금 쓰고 앉아 있지만 엄청난 예산을 쓰면서 지역회의를 하는 이유는 발전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던 지역회의의 도시'라면 당연히 유기적인 관련성 등을 따져 시작부터 다르지 않을까 싶었다.

 

적어도 지난 1년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췄고 우수모델로 평가받는 화성시민지역회의 서철모 시장의 ‘+α 화성형 주민자치회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렇게 1년을 공부(?)시킨 지역민들이 건재하고 있음에도 화성형 주민자치회는 별도의 세금 낭비를 초래하는 12개 주민자치회의 중간지원조직을 남들과 다름없이 선발하고 있었다.

 

지난 130화성시인사위원회 공고 제2020-8를 통해 모집에 들어갔으나 정남면 외에는 미달돼 218화성시인사위원회 공고 제2020-14로 재공고한 8급 상당 주민자치회 지원 지방임기제공무원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주민자치회 조기 정착을 위한 실무 총괄 지원, 주민자치 전문성 강화, 효율적 업무 추진 전담 인력이 채용 배경이다.

 

관련 부서는 법이나 조례에 따른 별도 규정은 없으나 기존 직원만으로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인력 채용을 요청했다고 한다. 아울러 행안부에서 제시한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사업 매뉴얼에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인력 채용 건을 추가 언급했다.

 

두 조직의 상호 관련성에 대해선 지역회의의 경우 권역 차원이고 혁신읍면동은 주민자치회, 시 전체는 좀 더 발달된 숙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생각 같다고 덧붙인다.

 

정말 엉터리다. 지역회의도 그렇지만 주민자치회는 자치(自治)가 없다. 읍면동 주민이 자기 책임으로 주민 관련 공공서비스를 발굴처리할 수 있는 고유 사무는 없고 시군구 위임위탁 업무뿐이다. 지역민들의 제도적 참여가 요식 행위로 변질된 것에 다름 아니다.

 

중간지원조직임기제 공무원에 재정적 독립 없이 운영되는 주민자치회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정말 의문이다.

  

지역회의를 지난 1년 지켜보면서 개인적으로 공무원들에게 또 다른 업무 분담과 비효율을 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시민들이 결정하고 시에서 지원하는 참여민주주의를 기대했지만 생업에 열중하느라 그랬는지 주민 호응도는 낮았고 주중 저녁이나 주말 위주로 치러진 지역회의는 비효율적이었다.

 

또 화성형 주민자치회는 전국 최초 재외동포 및 외국인 참여 가능을 강조했지만 홍보 부족인지 신청하고 들어온 위원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그나마 신뢰의 눈길을 줄만한 대상은 나름 열의를 가지고 참여한 주민들이 아닐까 싶은데, 초등학생 대상의 온라인 포털 사전에는 정치(政治)사람들 사이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풀이한다.

 

그런 의미에서 화성형 주민자치회는 다분히 정치적일 필요가 있다. 귀차니즘을 벗어나 시민 모두 정치적일 때, 지역사회는 참여형 거버넌스를 통해 부문별 욕구를 행정에 반영하고 제도적 형태로 행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문장처럼 주민 혈세 맹탕 주민자치회를 깨트리는 시범 읍면동 모두의 도전이 그립다.

 

▲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시범 실시하고 있는 남양읍에서 지난해 11월 개최한 주민총회 현장  © 정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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